클코크 잡담

1.


아침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며 음악을 듣는다.
시리얼을 먹고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챙기면 보통 사십 분 정도 듣게 된다.
어떤 건 한 앨범을 끝까지 다 듣게 되고 어떤 건 두세 트랙을 남겨둔 채 멈춰야 한다.

아침에 음악 선곡하는 게 귀찮아 전날 듣던 걸 많이 듣게 되는데 최근에는 일렉트릭 게스트의 플루랄 앨범을 자주 듣는다(한영 키 바꿔가며 영어 쓰기 귀찮아서 그런 건 아니고).
드디어 루즈벨트에서 독립한 건가, 싶지만 이동하는 중에는 늘 루즈벨트다.
'아, 제발! 이제 좀 그만 듣자' 달팽이관에서 달팽이 춤을 추며 못 견뎌하는 기운을 느끼지만,
LTE 요금제가 제일 저렴한 거라 어쩔 수 없는...

<디어 투 미>를 들으면 어쩐지 응원받는 느낌이 든다.
가사 내용은 모르겠지만, 제목에서 왠지 그런 늬앙스를 느낀다.
멜로디나 곡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그렇고.
설마 <디어 투 미> 라고 제목 정해놓고서 '18, 너 죽고 나 죽자' 라고 노래할 리가 없잖아.

아, 설마 그런 거 아냐?




2.
치과에 가 마취주사를 여섯 방 정도 맞았다.
치료를 받고 나와서도 마취가 깨지 않아 한동안 얼얼했다.
죽을 먹는데 마취 주사를 맞은 어금니 쪽으로 밥알을 씹으면 별다른 감각을 느낄 수 없었다.

어쩐지 이 상태로 곧장 집에 들어가면 우울할 것 같아 신림까지 걸었다.
서점에 들려 <편의점 인간>을 사 근처 카페에서 읽었다.

스벅 카드 충전해놓고 얼마만에 오는 거.
카드에 돈 남아있으면 기분이 좋다.
어차피 내 돈이지만, 어쩐지 공짜로 먹는 기분마저 든다랄까.
숨겨놓고 잊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비상금 같은.
여유있을 때 종종 충전해놔야겠다.
돈 없을 때 카드에 돈 남아있으면 그게 참로또야.


3
<편의점 인간> 읽으니 <백 엔의 사랑> 생각나고 얼마전에 본 다큐멘터리 3일 편의점 72시간 생각나고 한참 전에 본  편의점 음식과 관련된 EBS 다큐 생각나고 또 얼마전에 본 서울 청년 거주에 관한 다큐 생각나고 등등이 생각나다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 건지' 생각하게 되고.

쿄쿄류류 잡담

1.
지하철 OO역 출구에서 V씨를 만나기로 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출구 앞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았다.
집에서 나와 모자를 쓰는데 왠지 모르게 축축한 기분이 드는 게 기분이 영 좋지 않아 가방 끈에 걸어놓았다.
시원하게 면도한 머리를 내민채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보았다.
V씨를 만나 이동하기로 한 카페의 위치를 확인하려 했다.

옆에서 꼬마 아이들 네 명이 나타났다.
한산했던 버스정류장이 일순 산만해지기 시작했다. 
버스정류장 의자 위를 밝고 등받이까지 올라가 '설마 얘네들 지붕 위에 올라가려는 건 아니겠지' 오해하게 만들었다.
엄마로 보이는 두 분이 등장,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거기 올라가지 말고 내려와. 옆에 외국인도 있는데!"

'어라, 외국인이라니. 여기 누가 또 앉아 있었나. 분명 나 혼자였는데' 생각하며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살짝 눈알을 굴려보았지만 나 뿐이었다.

나 또 외국인된 거?


2.
<토니 에드만>을 봤다.

딱히 예정에 없었는데 급하게 결정해 극장으로 향했다.
표 끊고 의자에 앉으니 갑자기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초반 이십 분 가량 시원하게 잠들었다.
'젠장, 낮잠잘 수 있는 곳도 한 시간에 오천원 정도 받는다고 했으니 그렇게 돈 버리는 짓은 아니야' 잠결에 합리화를 시도했다.

주연 배우 산드라 휠러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극중 이네스(산드라 휠러)는 입는 옷마다 몸에 딱 맞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한 번 들어갔다가 매장 분위기에 이질감을 느껴 금세 나오고 만 COS 라는 브랜드를 연상케하는 의상을 많이 입는다.
극중 아버지의 행동으로 내용은 좀 짜증을 유발하게 만드는데, 이네스의 스타일을 감상하는 것으로 짜증이 상쇄될 만큼 즐거움을 느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이네스가 휘트니 휴스톤의 그레이티스트 오브 올 이라는 곡을 부르는 장면이었다.
노래는 많이 들어봤는데 가사를 알아보려 노력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가사가 번역돼 따라 읽었다.

'이거 이런 내용의 노래였어. 너무 좋다' 감탄했다.

그럼, 이만(갑자기 쓰기 귀찮아져서 그런 건 아니고).




3.
몇 달 후 5년이 되는 노트북이 종종 버벅거린다.
그렇다고 노트북을 새로 사자니 부담스럽다.
차선책은 외장하드와 램을 추가하는 것.
다나와로 가 램 가격을 검색했다.
몇 달 전과 비교해 램 가격이 많이 올랐다.

사기도 안 사기도 애매한 상황.
램 가격은 시기에 따라 변동하고 이미 난 지금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한 경험이 있기에 선뜻 사기가 망설여진다.
최소 내가 구입한 가격까지 내려가지 않는다면 영영 구매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리틀 무비 감상


애플뮤직에 재생목록을 업데이트하며 아론 리 타스잔 앨범을 들었다.
팝 칼럼니스트 성문영이 작년에 놓치면 아까운 앨범 중 추천한 하나였다.

일주일에 한 번 네이버 뮤직에 들어가 이주의 앨범 리스트를 확인한다.
날마다 새로운 음악이 업데이트되는데 이것저것 직접 찾아들을 여력이 없어 몇몇 전문가의 리스트를 재생한다.
리스트를 훑을 때, 내게 가장 잘 맞는 추천은 팝 칼럼니스트 성문영의 리스트다.
일렉과 포크 음악이 자주 등장한다.

최근에 루즈벨트만 들어 '다른 것도 좀 들어볼까' 조금씩 질리기 시작했는데 장르가 아예 다른 음악을 들으니 더 즐겁게 듣게 된다. 
아론 리 타스잔, 처음 들어보는데 사람 기분 좋아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영어라 뭔 내용의 가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세 번째 곡인 '리틀 무비즈' 에 감탄한 나머지 뮤직비디오를 찾아봤다.
사진 작가의 한 프로젝트가 담긴 책을 펼쳐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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