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독서 목록 감상

2019년 지금까지 27권의 책을 읽었다.
12권은 전자책, 12권은 종이책이다.
그리고 현재 읽는 전자책과 종이책이 여러 권 있다.
그 중에는 조금이라도 먼저 끝을 보고 싶은 책이 있고, 책갈피를 끼워둔 채 한동안 펼치지 못할 책이 있다.


1. <일하는 마음, 제현주, 어크로스> (전자책) 
2. <어떤 돈가스 가게에 갔는데 말이죠, 이로, 난다>
3.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창비> (전자책)
4. <매거진 B Vol.37 - 츠타야, JOH & COMPANY 편집부, JOH> 
5.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한겨레출판> 
6.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어크로스> (전자책)
7. <무슨 만화, 000, 유어마인드>
8. <아무튼, 계속, 김교석, 위고>
9.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 오지은, 이봄>
10. <지적자본론, 마스다 무네아키, 민음사> (전자책)
11. <그런 책은 없는데요..., 젠 캠벨, 현암사>
12.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정유정, 지승호, 은행나무>
13. <아이사와 리쿠(상, 하), 호시 요리코, 이봄>
14. <박완서의 말, 박완서, 마음산책>
15. <혼자를 기르는 법 1, 김정연, 창비>
16.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이창현, 유희, 사계절>
17.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 크리스티나 워드케, 한국경제신문> (전자책) / 85% 정도 읽었고 완독할 생각 없음.
18. <다가오는 말들, 은유, 어크로스> (전자책)
19.<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박소연, 더퀘스트> (전자책)
20.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김지수, 어떤책> (전자책)
21. <고민이 고민입니다, 하지현, 인플루엔셜> (전자책)
22.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황선우, 위즈덤하우스> (전자책)
23. <힘 빼기의 기술, 김하나, 시공사> (전자책)
24. <길 잃기 안내서, 리베카 솔닛, 반비> (전자책)
25.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 김진아, 바다출판사>
26. <다정한 구원, 임경선, 창비> (전자책)
27. <쇼코의 미소, 최은영, 문학동네> (전자책)
28. <채식은 어렵지만, 채소 습관, 홍성란, 자기만의 방>
29. <걷는 사람, 하정우, 하정우, 문학동네> (전자책)
30. <아침의 피아노 :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김진영, 한겨레출판> (전자책)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위즈덤하우스, 박막례, 김유라> (전자책)
<여행의 이유, 김영하, 문학동네> (전자책)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반비> (전자책)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난다>
<걷기의 인문학, 리베카 솔닛, 반비>
<대도시의 사랑법, 창비, 박상영>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봉태규, 길벗> (전자책)


나오면서 잡담

집을 나오며 쇼파에 누운 아빠에게 인사한다.
집에 들어오며 힘없이 누워 잠들어 있는 아빠를 지나간다.

아빠의 수술을 3주 앞두고 병원에 갔다.
담당 의사와 가족 면담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한 시간 가량 진행했고, 내용은 면담보다는 설명에 가까웠다.
의사의 말을 듣는다.
조심스러운 말투와 신중하게 고른 단어로 조근조근 이야기했다.
사려 깊다는 인상이 강해 이 분과 시간을 같이 했을 아빠를 생각하며 안도했다.

긍정적인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내가 참 몰랐구나.
설명을 듣고 있으니 눈알이 자꾸 시큰했다.

어쩌면 얼마 남지 않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동안 친하게 지내지 못했는데.

불과 몇 달 사이 힘이 쭉 빠진 아빠를 볼 때면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떨어져 한 사람을 향한 애틋함을 느낀다.

그의 출생과 어린 시절, 그리고 그가 성인이 되어 겪고 경험한 시간들.
삶은 어렵고 힘든 일은 늘 멈추지 않고 찾아온다.
그래도 살아볼만 한 일이었으면.
살아보길 참 잘했다, 라고 느끼며 남은 시간을 보냈으면, 하고 소원해본다.


20190210 메모 잡담

1.
'누가 그랬던가, 휴식의 궁극은 죽음이라고.
쉬고자 하는 욕망의 끝에는 죽고자 하는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고.'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어크로스> 중에서


종종 찾아오는 긴 휴식의 끝에 우울감이 찾아온다.
마음은 왠지 모르게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기분을 동반한다.
내일을 맞이하는 게 힘들어지는 이유가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보지는 못했다.
내가 요즘 많이 힘든가 보다, 하고 넘어가며 꾸역꾸역 하루를 맞이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라는 책을 읽다가 죽음에 관한 문장을 읽었다.
'휴식의 궁극은 죽음이라고. 쉬고자 하는 욕망의 끝에는 죽고자 하는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고.'

금요일 퇴근 후에는 너그러워진다.
이틀의 휴식이 평일 내내 긴장한 마음을 이완시키기 때문이다.
하나, 금요일 저녁의 기분과 기대와는 다르게 이틀이란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순삭'이라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충분히 쉬지 못한 채 시간이 끝나가고, 월요일을 준비하는 일요일 저녁에는 어김없이 우울감이 찾아온다.
'누가 그렜던가. 휴식의 궁극은 죽음이라고.'


2.
주변에 휴가나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대부분 친구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로 계획한다.

최근 몇 년간의 여행을 생각해본다.
총 네 번의 여행을 떠났고, 두 번은 혼자였다.

나는 고통을 느끼거나 어려운 상황에 닥칠 때 혼자 고민하며 해결하려는 편이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유튜브에 올라온 자기계발에 가까운 영상을 찾아보면 방법을 찾으려 한다.
이 방법을 통해 깔끔하게 문제를 해결한 적은 없다.
하나 상심하지 않고 의연하려 노력한다.
삶은 많은 고통과 잠깐의 운을 통한 행복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통을 참고 삭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 때 여행을 떠난다.
여행이 해결책은 아니지만 탁월한 해소의 경험이 되었던 걸 기억한다.

분출하고 터트리고 싶은 감정을 억누르다 떠나는 여행은 늘 혼자이고 싶다. 
분출하고 터트리고 싶은 감정의 원인은 왕왕 사람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떠나고 싶을 때 함께 떠날 짝을 찾을 여유가 있을 리 만무하다.
일분 일초라도 빨리 어디론가 날아가 현실과 거리를 두고 싶어진다.

혼자 여행하는 걸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
좋아한다고 대답하고선 이유가 뭘까 고민한다.

생각해보니 여행을 떠날 때 내 마음은 즐겁기 보다 그 반대 쪽에 가까웠다.
마음이 밝을 땐 자연스럽게 사람과 어울리며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땐 많은 시간 혼자이고 싶어진다.
최근 여행 전 삶과 마음의 컨디션은 대부분 좋지 않았다.

참고 참다 어디론가 떠나는 패턴이 생긴 걸까.
언젠가는 즐거운 순간에 떠나는 여행을 맞이하고 싶다.


3.
작년의 나와 가족에게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다.
한두 명의 친구를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모두가 작고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시기에 내 어려움까지 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뭐 그렇게 중요한 사람은 아닐 텐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직접 겪은 슬픔이 아니면 공감하기 어려운 존재이니까.
자신이 겪은 고통과 세계 안에서만 타인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슬픔과 고통을 이야기하는 누군가에게 함부로 속단한 생각을 얘기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또한 반복하는 이야기에 쉽게 질리지 말자고, 늘 처음 듣는 사람의 태도로 대하자고 다짐한다,

듣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나, 잘 듣는 일은 늘 어렵다.


4.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을 읽고 있다.
사람을 향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나의 슬픔과 타인의 슬픔.

팟캐스트에서 김하나 작가는 물었다.
'나에게 관대한 사람이 남에게도 관대하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들은 게스트는 오래 생각할 문제가 아닌 듯 바로 No! 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을 생각해보세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노룩패스의 주인공 ㄱㅁㅅ을 비롯한 나쁜 어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자신에게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타인에게 관대한 편이다.
이런 모습이 종종 불만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막 돼먹은 어른의 길을 걷는 건 아니겠지...
그럴 수 있기를.


5.
모 팟캐스트에서 임경선 작가는 말했다.

자기 모습을 잘 유지하고 
좋은 어른이 되길 포기하지 말고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6.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간의 경험을 통해 취향이 생겼다.
선한 사람의 글을 좋아한다.

작가의 태도가 현실적이고 냉정하지만 선하다는 느낌을 주는 글이 있고,
반대로 착하고 말랑한 글을 쓰지만 어딘가 뒤틀린 구석이 느껴지는 글이 있다.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서 감으로 '뭔가 좀 이상한데' 싶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이런 경우 내 기준에서 후자로 분류할 수 있다. 

임경선 작가를 좋아한다.
그가 다루는 이야기와 캐릭터가 기름을 쫙 뺀 닭가슴살처럼 이상이 끼여들 틈 없이 꽤나 현실적이이지만
왠지 모르게 선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임경선 작가의 산문집 <자유로울 것>에서 동네 카페에 관한 글을 읽을 때 느낀 인상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다.


7.
주변에서 이상하게 뒤틀린 사람들을 종종 발견한다.
친절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가릴 수 없는 태도라는 게 있다.
나 역시 그렇겠지.

 
8.
모 독서 유튜버는 말했다.

책을 읽으면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이 사람을 조금 섬세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신형철 평론가는 말했다.
'폭력이란? 어떤 사람/사건의 진실에 최대한 섬세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데서 만족을 얻는 모든 태도.' 라고.

독서 유튜버의 영상은 김언수 작가의 <설계자들>의 리뷰였다.
나 역시 좋아하고, 출간한 작품 중 한 편을 빼고 모두 읽은 작가다. 

<설계자들>은 작년 여름인가 가을에 친구에게 빌려준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조만간 연락해 만나야겠다고 다짐한다.

책을 핑계로 만나 그간의 무관심을 애둘러 사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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